이런저런생각들
최근 몇 년 동안 프론트엔드 생태계는 정말 빠르게 변했다. (MCP, Agent, WebAssembly, Edge Runtime... 등등)
원래도 프론트엔드 생태계는 새로운 기술과 개념이 빠르게 등장하는 분야였지만 AI가 개발자의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기 시작하면서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하루 종일 Claude와 대화하며 개발하는 이른바 'Claude Blue' 이야기를 보며 무력감을 느끼기도 했다. 불안하다는 감정 때문에 힘들진 않았지만서도 (단순한 편..) 컴공 전공자로서 이 길이 맞는것일까 고민이 되기도 했다. 오랜 고민이 많이 좁혀진 현 시점에서 확실해져가는 것은 '안티프래질한 개발자가 되자'라는 다짐이다.
안티프래질은 '충격을 가하면 더욱 단단해지는'이라는 뜻으로, 이 AI로 인한 하나의 복잡계라고 볼 수 있는 개발자 생태계 속에서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더 '강해지는' 방법이 있다는 내용을 담은 책이다. 읽은지는 좀 됐지만 계속해서 읽고 싶어서 몇번이고 꺼내읽는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는 더 이상 UI만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과거에는 프론트엔드 개발자면 React 등을 이용해 화면을 만드는 사람이었지만 현재 많은 조직에서 프론트엔드 개발자는 훨씬 넓은 영역을 담당한다.
디자인 시스템 구축 / 성능 최적화 / 모노레포 운영 / 빌드 파이프라인 관리 / BFF 개발 / API 설계 / Docker같은 인프라 세팅
깊게는 아니겠지만 위에 나열한 것 모두 내가 인턴들을 하면서 해봤던 것들인데, 인턴 하기 전엔 이런 일들까지 하게될 줄은 사실 잘 몰랐던 것들이었다. AI로 인해 개발자가 사라진다며? 더이상 프론트엔드 개발자는 필요없다며? 라는 말은, 기존의 화면만 그리는 개발자에겐 해당될 수 있지만, 나는 프론트엔드 개발자의 역할이 확장되고 있고, 오히려 수요가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안티프래질한 개발자가 되려면, 회사에서, 팀에서, 더 작게는 내가 지금 풀고자 하는 문제에서 내가 가진 지식으로 점점 더 넓은 영역을 커버하는 사람이 되어야할 것이고, 그러한 사람이 되기 위해 몇가지 스스로에 대한 다짐과 생각들을 적어본다.
1. 기술보다 문제를 보는 시야를 넓히자
FOMO는 보통 <새로운 이름> 때문에 생기는 것 같다. 유튜브나 링크드인만 켜도,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것보다) 더 좋은 라이브러리! 몇배 속도 향상! 이런 썸네일만 보며 '아 공부해야할 것이 또 늘었구나..' 가 반복되고, 이런 것들이 쌓이다보니 점차 뒤쳐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되는 것 같다. 이건 학부생때부더 쭉 겪던 일이라 익숙했는데, AI 가 나오고나서 이전과 차원이 다른 변화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프레임워크, 새로운 라이브러리, 새로운 AI 툴들 내가 모르는 새로운게 나올때마다 모든걸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모두가 그렇다는 것을 알면서도, 알게모르게 자신감을 잃게되었던 것 같다.
회사의 JD를 보면, '특정 라이브러리 프로덕션 경험자' 같은 조건들이 required 로 적혀있기도 하고, 내가 충족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으면 지원을 해봐도 될까 조심스럽다. 여기에, 회사가 한명의 개발자를 채용할 때에는 특정 라이브러리를 사용할 줄 아는 것 뿐만 아니라, 팀과 함께 비즈니스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을 뽑는다는 것을 알고있다. 결국 해결해야 하는 것은 비즈니스 문제다. 이런 흐름 가운데에 더 뽑힐 가능성이 높은 지원자가 되려면, 리액트를 조금 더 잘 아는 개발자보단 왜 느린지 분석하고 개선할 수 있는 개발자가 되어야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잘 풀려면 새로운 라이브러리를 새로운 언어배우듯이 학습(=fragile)하는 개발자보단 네트워크, 브라우저, 렌더링, 아키텍처, 사용자 경험에 대한 이해와 응용력, 머릿속에 마인드맵을 그려가며 공부하는 것이 더 오래가는 자산이 될 것이다.
2. 나만의 깊이를 만드는 경험을 쌓자
기술 트렌드는 바뀔지라도 직접 부딪힌 경험은 자신있게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규모 상태 관리를 해본 경험이나 성능 병목을 해결한 경험, 장애를 복구한 경험, 아키텍처를 설계한 경험 같은 것들이다. 지금 권세를 누리고 있는(?) 리액트같은 특정 라이브러리는 결국 수명이 있을 것이다.
최선의 AI FOMO 대응법은, 새로운 기술을 쫓는 시간을 줄여인다는 건 아니고, 오래가는 기반 역량을 쌓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취업 준비를 하며 면접, 코테 들이 몰릴 때엔 바쁘게 지냈다가도 결과를 기다릴땐 갑자기 한가해지는 시기도 있다. 지금은 급 한가해져서 공부하다말고 이렇게 글을 끄적이고 있다. 줄어드는 주니어 개발자 티오로 인해 지원할 포지션 수가 거의 0에 수렴해가는 와중에 어디에 집중해야할지 방향성을 확실히 잡아야겠고 느꼈다. 언제끝날지 모르는 긴 준비의 기간을 잘 보내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도 fragile한 개발자에 가깝다.
많이 부족하지만, 안티프래질한 개발자가 되기 위해 오늘도 공부한다🚶🏻♀️ 화이팅!